한 롤 이야기(필름사진)

[필름사진] 한 롤 이야기 [Kodak Portra160][Olympus 35RD]

컬트박 2020. 12. 24. 20:00

 

 


오랜만에 올림푸스 35RD를 꺼냈다.

사실, 겨울엔 가볍고 호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작은 필카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진짜 어렵게 구한 35RD라서 애정이 깊은 카메라이다.

 


겨울 세트는 후지 X100, 올림푸스 35RD, 그리고 Iphone X, 이렇다.

뭐 풀프레임 DSLR이나 다른 것보다 아쉬운 부족함이 있긴 하지만

겨울은 겨울이다.

춥다.

손이 편하고 가벼워야 한다.


 

오이도에 갈까 하다가 중간에 맘이 바껴

시화호로 향했다.

코로나 19 단계가 점점 더 격상되어 심각해지면서

사람이 있을 수 없는 곳으로 찾아갈 수밖에 없다.

불행 중 다행히 사람 한 명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맘껏 즐기다 왔다.

오랜만의 일몰도 좋았다.

 

 

 

 

이건 찍으러고 폼 잡다가 찍힌 사진이다.

아래 사진을 찍으려고 했던 것이다.

 

 

 

 


일몰빛의 실루엣은 정말이지 매력 그 자체이다.

 

 

 

 

 


토요일였다.

밤 사이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6cm가 내린 오전 눈에 취해

바로 뛰쳐나갈까 고민하다가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사실 겨울을 참 싫어하다 보니 겨울엔 오전에 잘 나가지 않는다.

어쨌든, 

아쉽게도 오전 11시에 함박눈까지 세차게 내리다가 멈췄다.

그러다가 지인에게 연락이 와서

1시에 가까운 서울대공원으로 사진을 찍으러 갔다.

눈이 오기만을 고대하며...

 

 

 

 

 

 


눈이 안 오다가

순식간에 잠깐 눈발이 날린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포인트에서 눈이 내려서

내 맘에 드는 사진을 찍을 수 있던 게 기분이 좋았다.

 

 

 

가끔씩 이렇게 눈을 어떻게 찍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원리는 정말 간단하다.

35rd는 rf 카메라라서 감으로 찍어야 하지만 원리는 같다.

내가 찍을 눈이 내리고 있는 거리를 대충 짐작하여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대충 나로부터 3m 내외)

구도만 맞춰서 찍으면 된다.

SLR 필카나 DSLR은 뷰파인더에 그대로 그 현상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더욱 쉽다.

물론 배경은 어두워야겠다.

사진을 너무 어렵게 찍기 시작하면

사진이 재미 없기 마련이다.

사진에 재미를 느끼는 건 그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


 

 

 

 

 

 

며칠, 아니 한 2주가 지났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날이다.

연차를 냈다.

딱히 할 일은 없었지만

그냥 남은 연차로 4일 연속 쉬고 싶어서 썼다.

그러다가 문득 추워도 도심을 걷고 싶었다.

하늘이 파랬기 때문이었을까?

구름도 조금 있었고

나름 낯선 곳으로의 산책.

괜찮은 하루였고

내일 계획까지 생겼다.

내일도 최소 필름 한 롤은 쓰지 않을까 싶다.

날만 좋거나 눈이라도 내렸으면 좋겠다.

 

 

 

 

이건 이전 사진 포커싱 맞추고 조작 안 하고 찍어서 핀이 나간 사진이다.

 

 

 

 

 

 

내가 필름 카메라를 들고나갈 때 필히 후지 X100을 꼭 챙기는 이유는

필름 느낌이 아무리 좋아도 디지털이 좋을 때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난 X100이 참 맘에 든다.

최신 버전인 X100V를 사고는 싶으나

이 시국에 옵션까지 200만 원이 넘는 카메라를 사기엔 시기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애써 참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 19는 외로움이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그나마 랜선 안부가 있기에 망정이지

코로나 19가 10년 전에만 나왔어도 정말 생각하기도 끔찍해진다.

어쨌든 우리는 외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외로웠던 사람은 더욱 외롭고

힘들었던 사람은 더욱 힘든 시대,

코로나19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견디고 버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