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롤 이야기(필름사진)

[필름사진][Kodak Portra400]한 롤 이야기

파즈 PSS 2020. 10. 17. 21:15

오랜만에 필름 카메라를 꺼내어 들었다.

역시 사진은 필름으로 찍는 맛이 있기에

잃었던 사진 재미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수요일 오후, 반차를 쓰고 서울 대공원 청계 호수 한바퀴를 돌았다.

가을이 20~30%쯤 왔다랄까? 아직은 낮에는 늦여름이었고

아침에 추워서 입고 온 가을 코트가 무색해질 정도로 낮엔 따뜻했다.

어쨌든 날은 좀 흐렸지만

간만에 평일 중간에 사진을 찍는 기분으로,

아직은 이지만 가을이 오는 모습을 담으며 여유를 즐겼다.

 

 

 

 

 

 

 


포트라400은 상당히 비싼 필름이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비싼 필름으론 인물사진을 찍어야지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인물사진은 찍지 않고 내가 찍고 싶은 일상의 풍경을 담고 있다.

이유를 딱 하나만 들자면,

필름으로 돈 몇 만원씩 들여서 필름으로 사진 찍어서 줘봐야

의미의 가치는 반비례한다는 걸 알았다.

즉, 사진 모르는 사람에겐 다 똑같은 사진 한 장 이다.

필름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보다 훨씬 많다.

그래서 오직 나만을 위한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이제 필름은 내가 찍고 싶은 것만 찍는다.

 

 

 

 

 

 


조금 지칠 무렵,

호수가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추웠다.

아니, 너무 추웠다.

이러다 으스스 감기 몸살이 오겠구나 싶었으나

그래도 해가 질 때까진 있고 싶었다.

 

 

 

 

 

 


해가 질 때 즈음 되니

호수에 반짝 반짝 윤슬이 눈부셨다.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사진 찍을 때 이 순간만큼은 사진에 집중한다.

 

 

 

 

 


그것도 잠시, 호수바람이 너무 추워서

호수바람을 피해 햇살이 따스한 장미 정원에 잠시 머물렀다.

그래도 춥긴 했다. 훌쩍.

 

 

 

 

 

 


해가 산 너머로 넘어가기 전

이제 사진촬영을 마무리 지러 다시 호수가로 내려갔다.

으휴 추워라.

 

 

 

 

 


해가 산 뒤로 넘어간 뒤 부터는 겨울바람이 부는 줄 알았다.

그래도 여기서 일몰을 보고 싶어 반차까지 내고 왔는데 

일몰을 포기할 순 없었다. 덜덜덜.

 

 

 

 


나름의 평일 일몰을 보니

스트레스로 쌓였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요즘 꽤 힘든 날의 연속이다.

집안이나 회사나 엉망진창이랄까?

사람도 그렇고 제대로 정신차리고 사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늘 이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

'나는 괜찮다. 나는 괘찮다. 나는 괜찮다.'

다 잘 될 것이다.